[먹거리 프리뷰] 코카콜라 환타 쉐이커 (오렌지맛/포도맛) 인쇄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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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 산다!! - 마셔야 산다!!
18Gold.net 주인장 에 의해서 작성   
화요일, 03 3월 2009 23:15

이 세상에는 참으로 엽기적인 먹을 거리가 많습니다. 그것이 공산품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취향은 참으로 다양하며 빠르게 바뀝니다. 더군다나 변덕도 심해 쉽게 질립니다. 그래서 먹거리를 기획/개발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머리가 아픕니다. 하지만 가끔 새로운 컨셉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정작 먹거리로서의 기본을 잊는 '괴식'을 만들기 쉽습니다.
 


보통 코카콜라의 마실 것을 선택하면 그렇게 큰 실패는 하지 않습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음료인데다, 우리나라 전용 버전(킨사이다 등)이라고 해도 보통 'Me too(따라하기)' 전략으로서 제품을 내놓는 만큼 그리 큰 실패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가끔 우리에게 '괴식'을 안겨주기도 하는데, 과거에 한정판으로 나온 '환타 아이스베리맛' 같은 경우가 그런 것입니다. 우리가 탄산음료에 딸기쉐이크 맛을 기대하지는 않죠. '암바사에 엉성한 딸기향을 더한' 이 괴작은 한정판이기에 망정이지, 계속 나왔다면 여러 사람들의 입을 괴롭혔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착향탄산음료의 대가, 과일즙 하나 넣지 않고 만들어내는 착향음료의 대가, 환타가 이번에 또 사고를 쳤습니다. 이번에는 탄산음료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철칙 '흔들면 알쥐~'를 철저히 어기고 '마구 흔들어 주세요~'를 주장한 것입니다. '흔들어 주세요~'는 써니텐이 원조라구요? 이것도 흔들라는 것은 과일즙과 설탕물(?)이 섞이라는 정도의 살짝 흔들라는 말이지 마구 흔들라는 소리는 아니지 않습니까?(과거 써니텐은 과즙에 섞인 섬유질이 아래에 쌓이기에 흔들어 마시라는 소리였습니다.)

사람들의 상식을 깨버린 탄산음료, 환타 쉐이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환타 쉐이커 (오렌지맛/포도맛)
- 엽기적인 괴음료, 얼마나 목숨이 갈지 참으로 흥미진진


◆ 흔들어 마시겠는가?




탄산음료에서 흔들지 말라는 이유는 음료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가 흔들면서 밖으로 나오게 되고, 좁은 병이나 캔 안에서 높은 압력으로 존재하다 뚜껑을 열면 갑자가 탄산 성분이 밖으로 나오면서 음료가 넘치는 현상 때문입니다. 유치원생도 아는 이야기를 왜 하냐구요? 이 당연한 이야기를 무시한 어떤 음료 때문입니다.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골탕 먹일때나 쓰는 이 방법을 당연한듯이 쓰라는 괴음료, 환타 쉐이커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환타 쉐이커의 장르는 무엇일까요? 사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이 먹거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환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벌컥벌컥 들이킨 뒤 강한 탄산에 머리를 쥐는 그런 마실 거리가 아닙니다. 환타 쉐이커는 '그냥 음료'가 아닌 '젤리 음료'입니다.

코코팜처럼 환타에 코코넛 젤리가 들어 있는 넘이냐구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그런 것이라면 괴식이라는 이름조차 붙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넘은 말 그대로 '환타를 젤리로 만든 것' 그 자체입니다.

사실 젤리음료는 찾아보기 어렵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없지는 않습니다. 과거에 비타민 음료들 가운데 그런 것이 적지 않았고, 요즘은 과일 주스도 그런 식으로 나옵니다.(CJ의 과일하나같은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대부분 쪽쪽 짜 먹는 팩 형태라면 환타 쉐이커는 캔에 든 것이 다릅니다. 팩 형태는 아무래도 탄산음료처럼 젊은이들이 가볍게 즐길만한 형태는 아니며 왠지 건강식품이나 기능성 식품의 냄새를 풍기게 됩니다. 환타 쉐이커는 발상을 바꿔 일반 가게나 편의점 냉장고에서 가볍게 골라들 수 있는 캔 형태로 만들어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환타 쉐이커 표면에는 '차게 한 뒤 10번정도 강하게 흔들어 마시라'는 안내 문구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철저히 지켜줘야 환타 쉐이커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10번을 정확히 흔들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강하게 여러 번 흔들어 마셔줘야 합니다. 또한 절대로 미지근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왜? 환타 쉐이커가 환타를 젤리로 굳힌 것이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탄산이 들어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산화탄소는 온도가 높을수록 밖으로 빠져나오기 쉽습니다. 젤라틴 성분으로 굳혔다고는 해도 온도가 높아진 상태가 되면 열심히 흔들어주는 그 과정이 '이산화탄소야, 발사 준비하렴' 그 자체가 되고 맙니다. 캔을 열면 젤리가 파악~ 결과는 뻔합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오기 어렵도록 차게 식혀 마셔야 하는 것입니다.

◆ 어이 친구, 이거 도대체 뭔 맛인가?

환타 쉐이커가 적어도 음료 기술면에서는 허무맹랑한 것이 아닌 이미 검증된 기술을 썼으며, 다만 탄산 음료를 굳힌 것이며 캔에 담은 것이기에 마시기 전에 주의 사항이 있다는 것은 이제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문제는 맛인데, 이 넘의 맛은 어떨까요?
 


환타 쉐이커를 괴식으로 만들어버린 가장 큰 이유는 이 맛입니다. 기본적으로 젤라틴 성분을 넣어 액체를 겔 상태로 만들면 젤라틴 성분 때문에 전체 부피에서 원래의 맛 성분의 비율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그 때문에 강한 향기가 매력인 환타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했다면 이 비율에 꽤 신경을 썼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시판용 환타에 젤라틴을 넣어 굳혔다고 해도 될 정도로 환타 쉐이커의 맛은 엷습니다. 오렌지나 포도향은 나지만, 그것이 과거의 환타에서 느끼던 그 맛과는 너무나 차이가 큽니다. 말 그대로 포도나 오렌지향을 엉성하게 더한 젤리를 먹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탄산 역시 흔드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이 나오지 않도록 억제하다보니 중상급 수준의 탄산의 느낌이 너무나 약해졌습니다. 혀 안에서 '이 안에 원래 탄산이 있었구나' 할 정도의 약간의 느낌만 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탄산음료를 젤리 음료로 만들어 보겠다는 발상은 재밌지만 원래 사람들이 '환타'라는 음료에 기대했던 그 맛과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맛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맛있다고 느낄 수도 없는 부족함. 그것이 환타 쉐이커의 느낌입니다.

더군다나 캔이라는 포장재는 젤리 음료를 마시기에는 원래 매우 부적절합니다. 팩처럼 짜 마실 수 없기 때문인데, 아무리 물기를 많게 한다고 해도 캔 벽에 붙어버린 젤리를 마시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젤리 알갱이를 잘개 부술 목적으로서 열심히 흔들라고 하는 것입니다만, 문제는 이 흔드는 것을 부실하게 하거나 잊어버린 경우에는 '여우 식탁 앞의 병'이 되고 맙니다. 나오지 않는 젤리를 어떻게든 꺼내 마시려 캔을 살살 돌려보거나 혀를 움직여 덩어리 젤리를 꺼내야 합니다. 성격 급한 사람은 마시다가 울화통이 터져 벽제에 안장될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기능성 음료나 과일 주스를 넘어 탄산 음료를 젤리화하여 젊은 층을 노리겠다는 그 기획 의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근본 음료에 갖던 그 기대치를 너무나 밑도는 수준의 품질을 내버린다면 하지 않느니만 못합니다. 재밌다는 이유로서 한두번 마셔볼 수야 있겠죠. 하지만 그것도 몇 번이지 맛이 없는 음료를 사람들이 계속 찾지는 않을 것입니다. 요즘 세상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막장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환타로서의 도의는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18禁.net은 이 음료에 대해 "안드로메다 2등급"을 부여하는 바랍니다.
이 음료가 얼마나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버전 업이 없는 한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가는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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